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핀테크 스타트업과 규제 샌드박스

메신저 속에 살던 카카오 캐릭터 라이언은 이제 지갑 속에서 카드로 흔히 만나볼 수 있다. 이체 수수료 없는 앱으로 더치페이 문화를 정착시킨 토스(Toss)는 유니콘 기업을 넘어 금융 산업의 기득권을 위협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포털 회사는 물론 갤럭시를 앞세운 삼성페이, 서울시가 운영하는 제로페이까지 금융과 IT의 융합은 누구나 한 번쯤 마음에 품어 본 달달한 꿀단지다.

많은 기회가 있는 아세안도 예외는 아니다. 이 글에서는 은행 계좌 보유율 85.3%를 자랑하는 말레이시아(베트남 30.8%, 인도네시아 48.9%, 태국 81.6%)의 핀테크 산업과 우리나라 상황에 대해 알아본다.

스타트업에 적절한 환경, 핀테크 산업 키우는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핀테크 보고서 2018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높은 은행 계좌 보유율은 물론, 인터넷 보급률, 스마트폰 보급률, 도시 인구 등 핀테크 서비스가 올라갈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를 갖췄다. 특히,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환경 또한 테스트 베드로 사용하기 적절하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핀테크 및 스타트업을 육성하고자 액셀러레이터 기관 매직(MaGIC Malaysian Global Innovation & Creativity Centre, 말레이시아 글로벌 혁신 & 창조 센터)을 2014년에 설립했다. 말레이시아 재무부 산하 기관으로 설립된 스타트업 육성기관 매직은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10개국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미 많은 거래가 인터넷 뱅킹이 아닌 모바일 뱅킹에서 이뤄지고 있다. 총금액 자체는 온라인 뱅킹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거래 수는 오히려 모바일 뱅킹이 온라인 뱅킹 거래를 앞선다.

조나단 리(Johnathan Lee) 매직 부사장은 “말레이시아 핀테크 산업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연간 핀테크 거래 규모 증가율이 21.4%에 달할 것”이라 예상했다.

스타트업에게 적절한 환경, 비즈니스 테스트에 충분한 기술 인프라, 핀테크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국민 그리고 지원 기관까지 말레이시아는 핀테크 스타트업이 활동하기 적절한 아세안 국가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여기에 발 빠른 선택도 마쳤다. 핀테크 규제 샌드박스다.

말레이시아 핀테크 규제 샌드박스

규제 샌드박스는 정부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규제를 일정 기간 또는 일정 지역 내에서 면제해주는 제도다. 2016년 6월 영국이 도입을 결정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이후 홍콩, 일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말레이시아 등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및 주요 금융 서비스 규제 기관 BNM(Bank Negara Malaysia)은 핀테크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6월 FTEG(Financial Technology Enabler Group)를 설립했다. FTEG는 해당 국가의 금융 서비스에 신기술 채택과 관련된 규제 정책을 수립하고 강화하는 일을 담당한다.

FTEG 승인을 받은 규제 샌드박스 파트너사. / FTEG

말레이시아 핀테크 규제 샌드박스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금융 어드바이저 고베어(gobear), 겟커버(getcover), 송금 및 환전 서비스 머니매치(MoneyMatch), 월드리밋(WorldRemit), 보험 애그리게이터 플랫폼 링깃플러스(RinggitPlus), 전자신원인증 CIMB 은행, 챗봇 OCBC 은행 등이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지넥수(jirnexu)는 2017년 규제 샌드박스에 합류한 뒤 자사가 운영하는 금융 비교 사이트 링깃플러스(RinggitPlus)에서 보험 판매를 할 수 있었다. 규제 샌드박스가 창업자들의 창의력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왔다.

대한민국 금융 규제 샌드박스

우리나라는 규제 샌드박스를 올해 1월 17일 도입, 실행하고 있다.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는 크게 3가지 제도로 구성된다. ▲임시허가 ▲실증특례 ▲신속확인이다.

규제와 법령이 없거나 기존 규제와 법령의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 임시허가를 내준다. 규제와 법령이 모호·불합리하거나 금지·불허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실증특례가 허용된다. 신속확인은 허가 필요 여부 및 허가 기준 요건 등을 확인하고 30일 동안 관계부처의 회신이 없으면 시장출시를 허용하는 제도다.

금융 규제 샌드박스. /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지난 5월 8일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규제 혁신의 성과와 과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5월 8일 기준 임시허가 6건, 실증특례 32건, 기타 적극행정 8건 등 총 46건이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거쳤다. 한국은 이제 시작이다.

영국과 말레이시아 등이 선택한 규제 샌드박스를 똑같이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따라 하지 않는 것이 더 올바른 선택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스타트업이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방향을 함께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 자료

Author

글 쓰는 감성 개발자. 아세안에서 새로움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