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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큰손들, 아세안 유니콘 사냥에 나섰다 (2)

by 씨앝

지난 글에서 지금 이 시각 누가 아세안에 투자하고 있는지, 그중 중국 자본 Big3 소개와 첫 번째 기업인 알리바바와 앤트파이낸셜(Ant Financial)에 관해 알아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Big2, 3인 텐센트와 징동닷컴(JD.com)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Big2. 텐센트

리그 오브 레전드, 클래시 오브 클랜, 클래시로얄까지. 매출액 기준 세계 최대 게임회사가 있다. 중국 최대 종합 인터넷 기업 텐센트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며,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민간 대기업 1위 자리를 앞다툰다.

게임도 안 하고, 중국을 몰라도 위챗은 들어봤을 거다. 커뮤니케이션을 장악하면 인터넷 생태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말을 위챗은 현실로 보여줬다. 메신저로 시작해 블로그, 쇼핑, 결제, 배달까지 플랫폼의 변주는 한계가 없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 

텐센트가 만들어낸 서비스만큼, 텐센트를 유명하게 한 것은 과감한 투자&인수·합병이다. 이미 공룡이 된 리그 오브 레전드의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 클래시 오브 클랜과 클래시 로얄을 제작한 슈퍼셀 등 세계 유명 게임사를 인수, 국내 게임 업체로는 넷마블, 배틀그라운드의 블루홀의 세 손가락 주주다. 

텐센트는 투자 대상을 게임에 국한하지 않았다.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 우버 경쟁사로 우버보다 먼저 상장한 리프트(Lyft), 스냅챗의 스냅(Snap), 카카오 등 전 세계 스타트업에 분야를 가리지 않고 초기 단계부터 투자했다. 투자 규모로만 보면 경쟁사인 알리바바의 두 배 이상이다. 또한 세콰이어 캐피탈이 지금까지 키워낸 유니콘이 13개라면 텐센트의 유니콘은 19개 기업이다. 가히 벤처캐피탈보다 더 많이, 잘 투자하는 기업이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다양하게
텐센트 – 고젝, SEA, 욱비(Ookbee), ABC360

세계의 눈길이 아세안에 모일 무렵, 벤처캐피탈보다 더 투자한다는 명성답게 텐센트도 적절한 동반자를 찾았다. 2018년 푸슈융 부사장이 ‘텐센트가 중국에서 배운 노하우를 가장 빨리 적용할 수 있는 시장이 동남아.’ 라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텐센트가 노하우를 적용한 아세안 기업들의 면면은 어떨까? 

텐센트의 투자 및 M&A 마일스톤

텐센트의 탄생과 유사하게 게임으로 시작하여 종합그룹이 된 싱가포르 SEA 그룹, 오토바이 우버로 출발해 텐센트와 같이 슈퍼앱으로 발전 중인 인도네시아 고젝, 태국 최대 콘텐츠 플랫폼 욱비, 필리핀 온라인 교육업체 ABC360 등 소액과 비공개 투자를 포함하면 손가락으로 다 세기 어렵다. 

분야 또한 게임, O2O, 전자 상거래, 교육 등으로 다양해서 긍정적인 의미로 종잡을 수 없다. 시리즈 A~C 단계의 초기 투자 비율이 비교적 높은 편이나 그 이후 단계에 거액의 베팅을 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좋으면 다 산다. 겉으로 드러나는 투자 후 관리는 비교적 피 투자사에 개입을 덜 하는 쪽으로 보인다. 알리바바 그룹이 알리바바 DNA를 빠르게 주입하려는 것과 상반된다.

배경엔 텐센트 경영 원칙이 숨어있다. 2019년 2월 텐센트 연례 투자 회의에서 M&A 총괄자인 류츠핑 총재는 말했다. “투자는 텐센트의 전략 중 하나입니다.”, “텐센트는 자사 이익보다 피투자 사의 이익을 중시해왔습니다. 시장 상황이 어렵더라도 창업자의 동반자 역할을 충실히 할 것입니다.” 텐센트의 투자 규모 및 투자 분야의 다양성이 류츠핑의 말을 증명한다. 

텐센트는 2008년부터 투자 전문 부서를 설립하며 새로운 경쟁력을 갖춰나갔다. 잘하는 분야는 과감한 경쟁으로, 자사가 아직 갖지 못한 역량은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풀었다. 그 결과 게임회사로 출발했으나 종합 기업으로 성장, 메신저에 불과했던 위챗을 ‘슈퍼앱’으로 만들어냈다. 문제를 내부에서만 풀었다면 이렇게 빨리, 많이, 다양하게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중국을 벗어난 텐센트의 향후 행진이 기대된다. 

Big2. 텐센트의 아세안 투자 전략 - 더 빨리, 더 많이, 더 다양하게

게임회사로 시작했으나 탁월한 투자 열정과 감각으로 더욱 유명해진 텐센트. 자사에서 풀어보지 못한 문제는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풀어낸다. 그 결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와 게임, O2O, 전자 상거래, 교육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투자한다.

Big3. 징동닷컴(JD.com)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의 대표적인 쇼핑몰은 알리바바만 있는 게 아니다. 자체 물류센터를 통한 물류 혁신(알리바바 마윈은 절대 직접 배송 같은 건 하지 않겠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고객 중심의 신뢰 기반 경영, 모바일 혁신으로 알리바바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나스닥 상장 쇼핑몰 징동닷컴(JD.com)이 있다. 물론 중국 내 B2C 점유율 54%(2018년)로 아직 알리바바가 1위 기업이다. 하지만 총 거래액 성장률로 보면 알리바바 84% 대비 징동닷컴이 171%로 월등하다(2018년). 

또한 2018년 대대적인 할인 기간인 618시즌(징동닷컴의 창립기념일 행사. 특이하게 알리바바도 함께 참여한다.)에 알리바바 매출을 넘어서며 징동닷컴만의 차별화 효과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징동닷컴은 구글과 텐센트가 점찍은 기업이기도 하다. 없는 게 없는 텐센트에 없는 것이 하나 있었으니 복합쇼핑몰이다. 텐센트는 전자 상거래를 향한 욕망을 징동닷컴의 지분을 20%가량 사들이며 가시화했다. 주주의 영향을 받아서였을까. 징동닷컴은 2015년에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JD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출시, 흑자 전환을 하지 못하던 시기에도 꾸준히 신생기업에 투자하며 투자회사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뭉치면 산다, 협력과 상생
징동닷컴 – 티키(Tiki.com), 고젝, 트래블로카

징동닷컴의 투자 및 M&A 마일스톤

2017년 징동닷컴은 25.65%의 지분율로 베트남 전자 상거래 기업 티키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이전까지 티키 최대 지분 보유자는 베트남 대표 메신저 잘로(Zalo)의 운영사 VNG였다. 잠시 방향을 전환해 VNG의 주인이 누군지 살펴보자. 

바로 징동닷컴의 주주 텐센트다. VNG는 텐센트의 베트남 지역 자회사다. 두 주주가 함께 앉아있는 건 우연이 아니다. 둘은 2014년부터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 중이다. 징동닷컴의 주요 결제 툴로 위챗페이를 사용하고, 텐센트는 징동닷컴을 유통 및 전자 상거래 진출의 꿈을 징동닷컴을 통해 실현하고자 한다. 

티키 지분율 현황 (2019)
출처: 인사이드 VINA

징동닷컴의 국제 비즈니스 수장인 윈스턴 청은 지분투자 당시 “전자 상거래의 필수인 소셜 네트워크와 모바일 결제의 강자인 텐센트와 파트너십을 유지하는 건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텐센트가 2017년 고젝에 투자한 후 연이어 2018년 징동닷컴이 같은 회사에 투자한 것도 동일하게 해석할 수 있다.

징동닷컴은 다음 비즈니스로 여행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표 여행 사이트 투뉴(Tuniu) 투자, 베이징에 호텔(Cuigong Hotel)을 사는 등의 행보로도 유추할 수 있다. 추측을 증명하듯 2017년엔 인도네시아 여행 플랫폼 트래블로카에 투자했다. 2위가 1위를 앞지르는 방법은 한가지다. 지원군을 모으는 것이다. 징동닷컴이 소셜, 여행업계와 협력하여 1위를 추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Big3. 협력과 상생으로 1위를 추격하는 징동닷컴

자체 물류센터를 통한 물류 혁신, 고객 중심의 신뢰 기반 경영, 모바일 혁신으로 알리바바를 빠르게 추격하는 나스닥 상장 쇼핑몰 징동닷컴. 투자사인 텐센트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며 아세안 파트너를 함께 찾아 나선 결과, 티키와 고젝에 투자했다. 지원군을 잘 활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징동닷컴의 1위 쟁취가 기대된다.

아비랩 인사이트

아세안에 스며든 중국 자본(알리바바, 텐센트, 징동닷컴)을 살펴보면 모두 소비자 기반 기업이다. 미국 자본이 전문 투자자인 것과 두드러진 차이다. 시장 장악 속도 차이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에서 경험했던 무규제, 정부 지원, 빠른 확장 같은 노하우를 거침없이 아세안에 주입한다. 아비랩은 이 비결을 기업이 기업에 투자했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VC가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다. 자금 조달, 투자검토, 후속 관리. 하지만 VC는 투자 대상 필드에서 한 발짝 떨어져 완전히 몸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외부에 자금 유입을 설득하기 어렵다. 또한 당위성을 마련하기 어려우며, 무엇보다 서로가 완벽히 윈-윈하는 비즈니스를 지속해서 구현하기 어렵다. 이건 당사자만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들이다. 해외 시장이 활발한 협업과 인수·합병으로 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하며 경험치를 넓히는 데 반해, 내부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큰 한국 기업들이 배워야 할 점이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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