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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2월, ASEAN 지역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엑셀러레이팅을 제공하는 싱가포르 기반의 VC인 TRIVE는 싱가포르 정부 산하 기업청(Enterprise Singapore),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인 PwC 싱가포르 지사, 그리고 한국의 ICON 재단과 파트너로 TRIBE라는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를 출범한 바 있다.

source: Business Times (2018), Coindesk (2018)

여러 언론사에서 관련 뉴스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위에서 언급한 파트너 3곳 이외에 BMW, ConsenSys, IBM, Intel, R3 등의 누구나 들어봤을 만한 기업들이 파트너사로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계적인 대기업들이 왜 TRIBE에 파트너사로 참여했을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TRIBE를 출범한 TRIVE가 기존에 어떠한 기업이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TRIVE는 ASEAN 지역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시드부터 시리즈 A까지의 투자를 진행하는 싱가포르 기반의 VC이다. 투자, 블록체인, 교육 등 각 분야의 전문가 18명과 약 50명의 멘토들로 구성된 TRIVE는 현재 다음과 같은 4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성장 펀드, 싱가포르 시드 펀드, 교육 성장 펀드, StartupSG Founder 공동투자 그랜트. TRIVE는 동남아시아 성장 펀드를 통해 다음과 같은 조건을 부합하는 Fintech, 에듀테크, 미디어테크, 에너지테크, 마켓플레스 관련 동남아시아 스타트업에 최대 50만 싱가포르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 유지 가능한 딥테크(Deep-tech) 지적 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 현지 시장에서 확장할 수 있는 명확한 계획을 보유하고 있다.
  • 기술 관련 출신의 공동창업자를 포함한 준비된 팀
  • ASEAN 내 10억 달러 이상의 시장 규모
  • MVP와 베타 버전 완료

source: CBINSIGHTS

TRIVE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총 10건의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 라운드는 시드부터 시리즈 A까지이며 총 592만 달러를 투자했다. 10건의 금전적인 투자 이외에도 1500건의 1대1 조언 세션을 진행했고, 800명의 스타트업 창업자들에 조언 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며,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40곳을 지원한 바 있다.

Fig. 5: ASEAN PE/VC 투자 (분류: VC, Corporate VC, PE)
Fig. 6: ASEAN PE/VC 투자 (분류: 국가)
source: Preqin, SVCA

TRIVE는 기존에도 블록체인 기업들에 엑셀러레이팅을 진행한 바 있다. 그렇다면 왜 싱가포르 정부는 TRIVE와 손잡고 블록체인 전문 엑셀러레이터를 출범했을까? 그 해답은 매우 간단하다. 싱가포르를 블록체인 허브로 키우기 위함이다. 싱가포르는 현재 동남아시아 PE/VC 펀딩의 중심으로서 2017년 기준 230억 달러 상당의 동남아시아 PE/VC 펀딩 금액 가운데 75%가 싱가포르 기반의 투자사로부터 이뤄졌다. 또한, 지난 2년 간 Vertex Ventures, Insignia, Baidu, B Capital, Openspace 등을 필두로 ASEAN 지역에 시리즈 B 이상 규모의 펀드들이 생겨나고 있다.

현재 ASEAN 내 드라이 파우더(Dry Powder, 사모펀드가 투자자로부터 모은 투자금 중 아직 투자를 집행하지 않은 금액) 추정치 기준 가장 큰 규모의 비공개 기업 투자 펀드(PEF, Private Equity Fund) 투자사는 모두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다. 싱가포르의 이러한 특이점을 활용하여 블록체인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함이 TRIBE 탄생의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TRIVE는 TRIBE 출범 이전부터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은 VC로 알려져 있어 싱가포르 기업청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따라서 TRIVE는 싱가포르 기반의 VC이며, TRIBE는 TRIVE가 만든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이다.

TRIBE는 현재 Fintech & Insurtech, Mobility & Supply Chain, Data & Telecommunications, Energy & Sustainability 이상 총 4가지 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에 대한 엑셀러레이팅을 제공하고 있다. TRIBE가 이 4가지 영역에 집중하고자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Fintech & Insurtech

기존 금융 시스템은 다양한 비효율적인 문제와 수수료로 인해 다국경 비즈니스에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전 세계 수 십억명의 사람들은 아직도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TRIBE는 블록체인 기술이 위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생각했다. ASEAN 지역에서 현재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보급률이 매우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환경은 블록체인을 시험할 최적의 장소로 손꼽히고 있다. 이주 노동자가 많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특성상 블록체인을 통한 송금 수수료와 시간 절감은 매우 큰 메리트를 제공한다.

실제로 스위스 은행 UBS와 영국의 Barclays는 관리 부서의 일처리를 더욱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일부 은행권 관계자들은 중계 수수료를 줄여 최대 200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 산업에서의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 역시 늘고 있다. 보험은 보통 종이 서류를 통해 진행된다. 따라서 보험에는 브로커, 보험 설계자, 재보험자, 피보험자 등 많은 이와 절차가 포함된다. 이로 인해 정보가 누락되거나, 정책이 잘못 해석되고 합의 시간이 지연되는 등 전체적인 시스템상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들이 존재한다. 이밖에도 데이터 프라이버시 보호, 사기적인 보험금 청구, 제한된 시장 규모 등의 문제점도 있다.

TRIBE는 블록체인을 통해 이러한 복잡한 절차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기대하고 있다. 보험 약관과 보험금 지불 등의 절차를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자동화하여 보험 기업들이 시간과 돈을 절약하고 고객들에게 더욱 나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Mobility & Supply Chain

자동차 보험사들은 운전자의 운전 습관과 자동차의 과거 기록에 매우 제한적인 정보만을 보유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은 운전 패턴과 사건들을 하나의 공유된 원장에 업데이트하여 보험사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 수 백개의 디바이스를 연결하는 기술로 블록체인이 떠오르고 있다.

다양한 정보들이 하나의 원장에 기록될 시 OEM, 딜러, 서비스 제공 업체, 보험사 등 수 많은 이해관계자가 중간 절차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운전자에게 수리 시기를 알려주고, 가장 가까운 수리 업체를 찾아주며, 수리 업체의 수리공을 인증한 후 적절한 가격과 시간으로 예약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자율주행차가 자율 주행뿐만 아니라 서비스 제공 업체들의 탈중앙화 시장에서 서비스 역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한다.

공급망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심이라 불리고 있다. 지난 4년간 e-commerce 시장은 전년 대비 평균 25%의 성장률로 2.3조 달러 규모의 시장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물류 산업에서는 이러한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문제점들이 나타났다. 현재 공급망은 비효율적이며, 트래킹이 원활히 운영되고 있지 않고, 수많은 소규모 물류 제공 업체가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 컨테이너 산업에서는 서류 작업이 수송 비용의 절반을 차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TRIBE는 블록체인 기반의 공급망 운영과 매입형 감지기 및 RFID 태그를 통해 자료 기록과 트래킹을 쉽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재료가 추수된 데서부터 최종 소비자가 구입하는 지점까지 전체 유통 경로를 꼼꼼하게 추적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오라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이 다수 존재하나, 이를 해결할 경우 물류 산업에 혁신을 이룰 수 있다 평가받는 만큼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ASEAN 지역에서 자동차와 물류 산업이 발전하고 있어 이 영역에 대한 관심 역시 Fintech에 못지않다.

Data & Telecommunications

전기 통신 산업에서 데이터베이스는 고객 ID부터 시작하여 청구서 정보, 공급망 운영 데이터, 서비스 로그, 장치 정보 등 매우 광범위하다. TRIBE는 이러한 시스템이 블록체인을 통해 최적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은 허위/사기 방지와 완화의 목적으로 전기 통신 및 데이터 운영에 도입될 수 있다고 흔히 알려져 있다. 전기 통신 관련 기업들은 매년 신분 위장과 같은 다양한 방식의 사기 수법에 고통받으며, 약 380억 달러에 달하는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

개인이 개인의 디바이스를 ID와 네트워크 상에서 연결할 경우, 전기 통신에 대한 피해가 완화될 수 있다. 한 개인의 ID에 정상적이지 않은 일이 발생할 경우 해당 ID에 연결된 디바이스들만이 영향을 받을 뿐 전체 네트워크는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ASEAN 지역 내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 디바이스의 보급률은 선진국과 비교하여 낮은 편이나, 매우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2015년 40% 정도에 머물러 있었으나, 2019년 현재 60%를 돌파했다. TRIBE 역시 이러한 특성을 파악했고 미리 선점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디바이스 및 데이터 운영에 관심을 갖고 있다.

Energy & Sustainability

기존 에너지는 중앙화된 거대 공장에서 생성되어 소비자에게 판매되었다. 이 모델의 문제점은 중앙화된 에너지 생성과 분배가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점이다. 발전소에서 소비자까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높으며, 일방적인 그리드 시스템 역시 양방향 시스템과 비교하여 에너지가 더욱 많이 소모된다. 공유 경제가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특성상 재생 가능한 에너지 생산에 대한 기술 역시 주목받고 있어 TRIBE가 기대하고 있는 분야이다.

TRIBE는 4월 초 TRIBE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첫 라운드에 포함된 10개 기업을 발표했다. TRIBE는 4월부터 총 5개월간 해당 기업들에게 크게 3가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TRIBE는 파트너사와 스타트업들 간에 워크숍을 진행하여 스타트업이 산업 리더들로부터 인사이트와 트렌드를 얻고, 블록체인 기술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도입할 수 있는 법을 배운다.

블록체인 프로토콜 파트너사들은 기존 비즈니스에 블록체인 솔루션을 도입하기 희망하는 스타트업들에게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엑셀러레이팅의 가장 큰 장점은 네트워크를 형성해준다는 것이다. 파트너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계의 리더들을 초청하여 마스터클래스 형식의 행사도 진행한다. 또한, 글로벌 데모 투어를 진행하여 싱가포르, 서울, 일본, 샌 프란시스코에서 TRIBE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한 기업들의 피칭 기회도 주어진다. 1라운드에 참여한 10개 기업은 다음과 같다:

Accrue

Accrue는 이벤트 인식을 위한 딥러닝 기술을 개발하는 금융 데이터 분석 및 기계 지능 기업이다. Accrue는 작년 한 해 193만 달러의 수익을 거둔 바 있으며, 2016년에 런던 주식 거래소에서 진행한 Top 7 뉴욕 Fintech 기업에 선정되었다.

Chorus Mobility

Chorus Miblity는 자율주행차를 위한 블록체인 기반의 P2P 결제 프로토콜과 dApp 연구에 초점을 맞춘 기업이다. Chorus는 BMW가 지원한 자율주행자동차 & 블록체인 대회인 MOBI Challenge에서 우승한 바 있다.

Digix

Digix는 금, 부동산, 귀금속과 같은 물리적인 자산의 디지털화를 돕는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자산 기술을 처음 개발한 기업들 가운데 하나이다. Digix는 2 라운드에 걸친 펀딩을 통해 680만 싱가포르 달러를 모금한 바 있다.

Halo

Halo는 자체 블록체인 솔루션을 통해 보다 강력한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저가 개인의 데이터에 대해 보다 큰 권한을 보유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이며, 현재 약 50개 기업의 Halo의 서비스를 시험해보고 있다.

Limestone Network

Limestone Network는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 부동산에 도입하여 스마트시티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ASEAN의 참여국인 캄보디아에서 실제 스마트시티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프로젝트에서 블록체인을 기반 기술로 활용하고 있다.

Mighty Jaxx

Mighty Jaxx는 예술 수집품을 개발하는 디자인 스튜디오이다. 2012년 설립 이후 DC 코믹스, 월트 디즈니 등의 세계적인 기업들과 작업한 경험이 있다. Mighty Jaxx는 블록체인 기술을 자사의 한정판 예술 수집품에 도입하여 거래의 투명성과 진위여부를 향상시킬 것이라 밝혔다. Mighty Jaxx의 2019년 수익은 2760만 싱가포르 달러에 달할 것이라 예상된다.

SgCarMart

SgCarMart는 매월 평균 26만 명의 사용자를 자랑하는 싱가포르 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거래 시장이다. SgCarMart는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중고차 거래시 자주 문제시되는 과거 데이터 등의 문제를 완화하고자 한다. SgCarMart는 현재 90명이 넘는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Singapore Press Holdings에 의해 600만 달러에 인수되었다.

TADA

TADA는 MVL(Mass Vehicle Ledger) 블록체인 기술에 의해 구현된 세계 첫 블록체인 기반의 Ride-hailing 애플리케이션이다. Ride-hailing은 전화나 스마트폰 어플 등을 이용해서 택시를 직접 불러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교통수단으로서 Uber나 Lyft등의 예시가 있다. 현재 싱가포르 내에서 6개월 만에 20만 명의 사용자와 2만7천명의 기사를 보유하고 있다.

WhatsHalal

WhatsHalal은 할랄 음식을 블록체인을 통해 트래킹하는 첫 싱가포르 기반 중소기업이다. WhatsHalal은 할랄 음식에 대한 불신을 줄이고, 공급망을 통해 참여자들이 보상받을 수 있는 할랄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WhatsHalal은 동남아시아 내 할랄 생태계에 대한 블록체인 솔루션 도입을 위해 세계 최대 할랄 감사 기업 중 한 곳인 인도네시아 기반의 Sucofindo와 협력하고 있다.

TEMCO

TEMCO는 중소기업이 블록체인을 활용하여 그들의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TEMCO는 34억 싱가포르 달러 규모의 한국 투자 파트너스의 투자를 받은 첫 블록체인 기업이다.

“싱가포르 고위 정부 관계자들과 대화한 결과 싱가포르의 경제 전략은 항상 높은 가치의 기업들을 싱가포르에 유치시키는 것이었다. 싱가포르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주변 국가들에 비해 빠르게 성장했다. 특히 블록체인, AI, 사이버보안, IOT 등의 첨단 기술에 특화되어 있다.” – Chirstopher quek TRIVE 매니징 파트너

ASEAN은 서로 전혀 다른 경제적 및 정치적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시리즈 B 이상의 투자를 받기 위한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어려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는 여타 ASEAN 지역의 국가들과 비교하여 더욱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SMRT, ComfortDelgro와 같은 기존 운송 기업들이 Grab, Go-Jek과 같은 스타트업에 따라잡히는 추세이고, Fintech & 블록체인 기업들이 기존의 금융 기관들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견도 존재하는 현재, 싱가포르는 국가 기관이 나서 스타트업 육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른 국가들보다 한 발 앞서 블록체인을 포함한 스타트업 유치 및 육성에 힘쓰고 있는 싱가포르가 향후 그 큰그림을 완성시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

References:

Christopher Quek. (2018, June 24). A deep look into Singapore’s startup ecosystem with TRIVE. Retrieved from http://christopherquek.com/2018/05/10/a-deep-look-into-singapores-startup-ecosystem-with-trive/

Acceleratees. (n.d.). Retrieved from https://tribeaccelerator.co/acceleratees

Tribe Accelerator. (2019, January 14). Hello World. Retrieved from https://medium.com/tribeaccelerator/hello-world-d4faaa07479d

“비트코인 그거 결제하는데 몇십분 걸리는데 어떻게 쓰냐?”

비트코인에 대한 일반인의 선입견은 “결제가 느리고 수수료가 비싸다”이다. 편의점에서 껌을 비트코인으로 결제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간 기준으로 1천원어치의 껌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약 5천원의 수수료가 요구되며, 컨펌이 완료되기 위해서는 짧게는 10분에서 길게는 1시간이 걸린다. 이러한 이유로 비트코인은 실생활에서 사용될 수 없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앞서 언급한 선입견은 반은 맞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반은 틀렸다.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고 있는 한 상가

물론 현재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포함하여 결제 시간과 수수료를 줄이기 위한 기술들이 나오고 있으나, 비트코인 더 나아가 블록체인의 장점은 다른 곳에 있다. 위 예시와 같은 실생활 이외에 또 다른 실생활을 예시로 들어보자. 한국에 있는 기러기 아빠가 캐나다에 있는 가족들에게 송금을 해야 하는 날짜를 까먹고 말았다. 가족들은 때마침 생활비가 바닥이 나 급한 상황이다. 기존 금융 시스템을 통한 해외 송금은 평균적으로 3~4일 정도가 소요되며 수수료 역시 매우 높은 편이다. 차라리 캐나다까지 비행기로 이동하여 현금을 전달하는 것이 더 빠르다.

비트코인은 국제적 송금이 매우 빠르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시스템과 비교하여 현저히 낮은 수수료로 비트코인을 전 세계 어디든 비트코인 주소를 보유한 사람에게 1시간 이내로 전송할 수 있다. 확실한 장점이 존재하는데 굳이 단점을 부각시킬 필요는 없다. 현재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은 선진국 내 일상생활에서는 쓰기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기술을 진정으로 필요로 하며, 다른 국가들과 비교하여 더욱 큰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역이 있다. 바로 아세안이다.

2018년 기준 약 670만 명의 아세안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자국으로 생활비 등의 자금을 송금했다. 그들은 아시아 전체 국제 송금액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15년 총 송금액은 미얀마의 GDP에 버금간 바 있다. 아세안에 해외송금은 매우 주요한 대외자금 유입액이며 이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개도국으로 유입되는 송금 중 약 13%가 동남아로 유입되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의 해외 송금 유입 규모 (단위: US million)
출처: 세계은행 Remittance Inflows Apr 2019

세계은행이 실시한 연구에 의하면 태국과 말레이시아로부터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필리핀으로 유입된 송금액의 규모가 매우 크며, 인도네시아의 경우 말레이시아로부터 유입된 금액이 21.5억 달러에 이르렀다. 2018년 기준 동남아의 대표적인 인력 송출국인 필리핀에 유입된 해외 송금 규모는 약 338억 달러로 GDP 대비 약 10%에 이른다. 같은 시기 베트남은 약 159억 달러, 인도네시아는 112억 달러에 달했다.

이주 노동자의 해외 송금 방식: 은행과 비은행 금융으로 분류

“송금은 개발국에서 외부조달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현재 해외 송금의 높은 수수료로 인해 이주의 혜택들이 훼손되고 있다.” – 딜립 라사(Dilip Ratha) 세계은행 이주송금 부문 담당 책임자

해외 송금을 자주 이용하는 아세안 출신 노동자들에게는 큰 장벽들이 존재한다. 아세안 약 7억 명의 인구 가운데 27%만이 정식적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나머지 4억 3천만 명은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캄보디아와 같은 개도국인 경우 은행 계좌 보유율은 5% 미만이다. 전 세계 탑 3 해외 송금 유입 규모를 자랑하는 필리핀의 경우 약 200만 명이 해외에서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송금의 40%는 정식적인 은행 계좌를 통하지 않고 성사되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해당 비율은 66% 이상까지 상승한다.

정식적인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해외송금업체(MTO, Money Transfer Operator)를 통해 송금하는 것이다. MTO의 경우 대부분 허가를 받고 운영하고 있어 신뢰를 보장하고 있으나 편리성과 수수료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 MTO가 많이 있지 않은 지역의 경우 시간과 돈을 들여 MTO를 직접 찾아가야 하며,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 버스 운전사, 지인 등의 타인을 통해서 전달해야 한다. 또한, 허가받지 않은 외환 취급소를 이용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기존 해외 송금 절차 (출처: singaporefintech.org)

기존 해외 송금은 수많은 절차를 거쳐야 하며 각 절차마다 수수료가 추가된다. 중간 단계가 많기 때문에 송금액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진행상황의 중간 추적이 어려우며 단방향 메시징 시스템으로 오류가 발생하면 실시간 대응이 매우 어렵다. 현재 MTO의 송금 수수료는 최소 5%에서 최대 20% 사이이다. 매달 송금을 해야 하는 해외 노동자들에게는 매우 큰 비율이다. 또한, 여러 중개 기관을 거치다 보니 송금액에서 송금 수수료가 별도로 차감되는 히든 피(Hidden Fee)가 발생하여 실제 송금 금액과 수령액 사이에 차이가 존재한다.

아세안의 이러한 환경에서 핀테크와 블록체인의 도입이 관심받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스마트폰 보급률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으로써 미얀마의 SIM 카드 가격은 한때 2,000달러에서 1.5달러로 급격히 줄었다. 스마트폰의 가격 또한 현저히 줄어들었다. 미얀마 국영 통신사(MPT, Myanmar Post and Telecommunication)가 거의 독점적으로 운영하던 통신 산업에 아세안 지역의 통신 사업 가능성을 포착한 다양한 경쟁 업체들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아세안 지역의 스마트폰 보급률은 선진국과 비교하여 낮은 편이나, 매우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의 경우 2015년 40% 정도에 머물러 있었으나, 2019년 현재 60%를 돌파했다. 그리하여 모바일 결제를 중심으로 하는 핀테크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하다 볼 수 있다.

4월 태국에서 진행된 ASEAN Payment Connectivity 프레스 컨퍼런스

“QR 코드, 블록체인, API, 카드 네트워크 등의 최신 기술들을 사용하는 국경 간 송금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은행, 비은행계 금융기관 그리고 카드 회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 베라타이 산티프랍흡(Veerathai Santiprabhob) 태국 중앙은행 총재

아세안은 해외 송금과 관련하여 블록체인을 통해 수많은 유의미한 시도들을 진행 중이다. 아세안 내 8개국은 지난 4월 4일에 관광객, 해외 노동자, 그리고 기업의 송금 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Asean Payment Connectivity 협정에 합의했다. 미얀마의 Shwe 은행과 태국의 KTB 은행은 블록체인 기술 기업 Everex와 협력하여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며 빠른 송금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태국 고객은 KTB 은행 앱을 통해 송금할 수 있으며, 미얀마 내 수취인은 홈딜리버리, Shwe 은행 지점에서의 현금 픽업, 혹은 Shwe 은행 계좌 이체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는 2019년 6월 런칭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태국 Krungsri 은행과 IRPC 기업은 Krungsri Blockchain Interledger라는 프로젝트명 하에 기업을 위해 국경 간 실시간 자금 이체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인도와 말레이시아 서비스도 오픈한 크로스

한국의 대표 거래소 가운데 한 곳인 코인원 역시 이를 신속히 파악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 송금 서비스 ‘크로스’를 런칭한 바 있다. 코인원의 자회사인 코인원 트랜스퍼는 태국으로 해외 송금 시 약 3일이 소요되는 현재와 달리 송금 시간이 10분 내로 단축되며 수수료도 83%가량 감소한다고 밝혔다. 크로스는 암호화폐가 아닌 법정화폐를 송금하는 시스템으로 현재는 필리핀과 태국을 대상으로 진행 중에 있다.

2017년 중순에 시작된 비트코인 열풍이 지나가고 현재 업계는 유의미한 블록체인의 사용처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시도가 있었지만, 진정으로 유의미한 결과물을 도출한 서비스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러나 해외 송금에 관해 특수한 상황인 아세안 지역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이 그저 신기루가 아닌 일반인들의 삶의 질 역시 개선할 수 있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References:

Singapore FinTech Association. (n.d.). Retrieved from https://singaporefintech.org/

Endo, I. (2017, June 02). Three things to know about migrant workers and remittances in Malaysia. Retrieved from https://bit.ly/2JIZ0i7

(n.d.). Retrieved from https://bit.ly/2LMXeiO

안녕하세요, 류짬입니다.

4월 셋째 주 ASEAN의 블록체인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필리핀, 크립토 산업에 대한 거침없는 행보 눈길

필리핀은 현재 크립토 친화적인 정부로 거듭나기 위해 규제 개혁에 매우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2017년 2월에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프레임워크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나 해당 프레임워크는 오더북 스타일의 거래소는 허용하지 않아 2019년 6월에 추가적인 프레임워크를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필리핀 중앙은행이 라이센스를 발급한 거래소는 10곳으로 ABA글로벌필리핀 ,코인스.피에이치(Coin.PH) ,벡스프로(Bexpro) ,블룸솔루션스(BloomSolutions) ,코인빌필스(Coinvulle Phills) ,이트랜스(ETranss) ,피댁스(PDAX) ,레비턴스(Rebittance) ,브이에이치씨엑스(VHCEx) ,자이비테크(Zybi Tech)이다.

필리핀은 중앙은행의 암호화폐 거래소 라이센스와 함께 “크립토 밸리 아시아(Crypto Valley Asia)”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필리핀 카가얀경제구역특구청(CEZA, Cagayan Economic Zone Authority)이 발급하는 디지털 자산 토큰 발행 규정 및 ‘금융 기술 솔루션과 외국 가상화폐(FTSOVC)’ 라이센스를 선보였다.

FTSOVC 라이센스는 외국 기업 대상이며 카가얀 경제 특구에 기반한 기업들이 암호화폐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은 필리핀 국적 이외의 거주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바이낸스, 아세안 지역까지 진행중인 공격적인 사업 확장

자펑자오(CZ) 바이낸스 CEO는 4월 초에 싱가포르 법정화폐와 연동된 거래소를 선보일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웨이 주(Wei Zhou) 바이낸스 CFO는 4월 셋째 주 이와 관련되어 더욱 자세한 시기를 밝혔다.

“바이낸스는 4월 마지막 주에 싱가포르 법정화폐로 간단하게 매수/매도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 제품을 런칭할 예정이다. 처음에는 비트코인만 거래할 수 있으나, 향후 다양한 암호화폐를 추가하길 희망한다. 규제가 비교적으로 잘 적용된 곳에서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

– 웨이 주 바이낸스 CFO

최근 바이낸스의 사업 확장 움직임은 매우 공격적이다. 유럽과 영국에 이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우간다 시민들을 수용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간다에도 사업을 확장한 바 있다. 미국 사업 확장에도 계획이 있으나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말레이시아-필리핀, 해외 필리핀 노동자들을 위한 국제 송금 서비스 제공할 예정

말레이시아의 블록체인 기반 결제 솔루션 기업인 HWGG 캐피탈은 버츄어커런시필리핀(VCPI, Virtual Currency Philippines Inc)과 전략적 파트너쉽을 체결하고 해외 필리핀 노동자들을 위한 국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당 서비스는 은행 계좌 없이 해외에서 노동하는 필리핀인들을 위주로 제공될 예정이다.

가빈 림(Gavin Lim) HWGG 캐피탈 CEO는, “2018년, 약 60억 달러가 넘는 금액이 아시아 지역 내에서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들로부터 필리핀 내 거주자에게 송금되었다”고 밝히며 해당 서비스의 중요성과 수요도를 설명했다.

ASEAN Biz Lab Insight

국제 송금이 활발하다는 이유로 블록체인에 대해 예전부터 큰 관심을 보이던 아세안 지역의 공격적인 행보는 매우 흥미롭다. 금융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는 타 국가들과 비교하여 수요가 높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 역시 아세안 지역에 사업을 확장하는 만큼 그 중요성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아세안의 많은 국가들의 자칭 크립토 혹은 블록체인 허브를 내세우며 보다 공격적인 행보를 내딛는 현재, 내성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국가들과 그 결과를 비교해보는 것 역시 매우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듯 하다.

안녕하세요, 류짬입니다.

4월 둘째 주 ASEAN의 블록체인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핀테크 발전을 장려하는 필리핀

필리핀은 현재 핀테크, 금융의 디지털화 그리고 금융 산업이 매우 핫한 곳이다. 세계 은행이 발간한 ‘글로벌 핀덱스(Global Findex)’에 의하면 필리핀에서 디지털 결제를 사용하는 인원수는 2014년 20%에서 2017년 25%로 급격히 상승했다. 미국의 IT 마켓 리서치 기업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자사 리포트를 통해 2018년 필리핀에서 이뤄진 디지털 결제액이 7억 달러를 넘었으며, 2021년에는 1.7조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시험하고 배워라(Test and Learn)” 방식의 샌드박스 생태계를 소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사업가와 개발자들은 새로운 시도를 막는 규제가 이뤄지기 전 규제 기관과 긴밀히 협업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보다 자유롭게 시험할 수 있다. 이러한 네거티브 규제는 디지털 화폐인 ePiso를 포함하여 핀테크 및 블록체인과 관련된 여러가지 솔루션과 프로젝트가 탄생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한편, 필리핀 증권 거래 위원회는 2018년 말, 법인을 하루 이내에 등록해주는 CRS(Company Registration System)를 런칭하며 핀테크와 디지털 결제 분야의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블록체인 기반 송금 서비스를 지원 중인 태국과 미얀마

베라타이 산티프라랍흡(Veerathai Santiprabhob) 태국 중앙은행 총재와 우쩌쩌 마웅(U Kyaw Kyaw Maung) 미얀마 중앙은행 총재는 4월 6일에 진행된 ASEAN 중앙은행 총재 및 재무장관 회의에서 ‘태국-미얀마 국경 간 송금 서비스’를 소개하며 블록체인 기업 에버렉스(Everex)가 개발한 이더리움 기반의 송금 시스템을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태국에는 300만명 이상의 미얀마 노동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달 수입 일부를 미얀마로 송금하지만 송금을 하기까지의 절차와 수수료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왔다.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문화와 전통처럼 양국의 중앙 은행 간 송금 서비스가 나라와 국민을 하나로 모을 것이다. 거래는 더 빠르고 안전해질 것이다.”

– 우쩌쩌 마웅 미얀마 중앙은행 총재

에버렉스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노동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을 이용하여 송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팅를 지원하는 싱가포르 정부

트라이브(Tribe)는 지난 2018년 12월에 설립된 블록체인 엑셀러레이터이며, 싱가포르 정부 기관 ‘싱가포르 기업청(Enterprise Singapore)’이 지원하고 있다. 싱가포르 기업청은 싱가포르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싱가포르를 글로벌 스타트업 허브로 성장시키기 위해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달 말, 트라이브는 세계적인 기업인 인텔, BMW아시아, 닐슨과 기업 파트너를 맺어 화제가 된 바 있다. 트라이브는 기술 파트너사들 역시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한국 블록체인 대표 기업인 ICON도 포함되어 있다. 트라이브는 아시아 전역의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조사하고 연 2회, 각 6개월 일정으로 비즈니스 컨설팅부터 기술 컨설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된다.

트라이브가 지원하는 첫 번째 블록체인 스타트업 목록은 다음과 같다: sgCarMar, TADA, WhatsHalal, MightyJaxx, Limestone Network, Digix, Chorus Mobility, TEMCO, Halo, Accrue.

STO 허브를 노리는 말레이시아

지난 1월 15일, 말레이시아 증권 위원회는 디지털 자산 발행과 거래에 대한 규제 권한을 얻게 되었다. 증권 위원회는 증권화 토큰의 전망에 대해 활발한 조사를 이어갔으며, 말레이시아 중앙 은행과 협력하여 2019년 전반기 내에 디지털 자산 및 STO에 대한 완벽한 법적 프레임워크를 선보일 것이라 밝힌 바 있다.

디지털 자산에 대한 발 빠르고 보다 정확한 규제를 이어가고 있는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아시아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태국과 핀리핀은 말레이시아의 규제 프레임워크를 참고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말레이시아의 이번 STO 규제가 많은 국가들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말레이시아 증권 위원회는 지난해 12월에 OTC 시장의 인프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기술적 구현 및 실현 가능성을 모색하는 캐스터(Castor) 프로젝트의 시범사업을 완료하며 블록체인 기술 활용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표현한 바 있다.

참고자료:

ASEAN Biz Lab Insight

최근 ASEAN 지역의 규제를 보면 ‘원칙적으로 열거된 것 이외엔 모두 금지한다’는 포지티브 규제보다 ‘원칙적으로 모두 허용하고 예외적으로 금지한다’는 네거티브 규제가 트렌드이다. 포지티브 규제 방식은 열거된 것을 제외하고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를 기존의 규제 체계 안에 수용하기 쉽지 않다. 반대로 네거티브 규제 방식은 신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를 유용하게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그 만큼 사기나 투자자 보호 측면은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 블록체인과 같이 경제, 기술, 사회 변화 등 여러 산업 분야가 합쳐져 있는 경우 어떠한 규제 방식이 더욱 알맞을 지는 더욱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아비랩은 매주 아세안과 관련된 블록체인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블록체인에는 국경이 없다는 특성 덕분에 프로젝트 초기부터 글로벌을 목표로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아세안일까? 이번 글에서는 아세안 관련 블록체인 소식 큐레이션을 시작하는 이유와 왜 아세안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 지에 대해 가볍게 다뤄볼까 한다.

비트코인의 첫번째 블록인 제네시스 블록의 정보 (2009-01-03)

2019년은 블록체인 기술이 처음 도입된 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의 사람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비트코인의 첫 버전을 출시하였다. 2018년 초, 암호화폐 투기 거품은 터졌지만 그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의 발전과 관심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블록체인이 인류의 디지털 거래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존재하지 않는다.

여러 국가에서 블록체인을 수용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와 실험이 이뤄지고 있는 현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지역이 있다. 바로 아세안이다. 아세안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매우 다양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명확한 규제라고 볼 수 있다.

2018 싱가폴 핀테크 페스티벌에서 토론중인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와 로스 레코우 IMF 법률 자문위원

“아세안 지역의 국가들은 핀테크를 받아들이고 혁신을 가능케 하는데 개방되어 있다. 이 지역의 핀테크 기업들은 규제 기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기업들이 개발 중인 기술, 서비스, 제품을 규제 기관들이 이해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아세안은 블록체인 기술의 혁신과 적절한 규제 분야에서 대부분의 국가들로부터 확실히 앞서 있다.”

– 로스 레코우 IMF 법률 자문위원

이미 싱가폴, 태국, 필리핀을 주축으로 하여 아세안은 혁신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선보인 바 있다. 실제로 태국은 2018년에 암호화폐 7개에 한해 거래를 합법화했으며, 태국 국립전자컴퓨터기술센터(NECTEC)는 블록체인 기술을 국가적 투표에 활용하는 등 해당 기술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아세안의 2017년 해외송금 유입액은 1300억 달러에 달했으며, 송금 수수료를 낮추기 위한 블록체인 기술 활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세안 사무국(ASEAN Secretariat)은 아세안 경제 리포트인 “Global Megatrends: Implications for the ASEAN Economic Community“를 통해 아세안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는 5가지 트렌드로 IoT, 빅데이터 분석, AI, 3D 프린팅, 그리고 블록체인을 뽑은 바 있다. 아세안 개발국에서는 깨끗한 물과 전기를 공급받고 있는 사람의 비율보다 휴대전화 보유율이 더 높다. 현재 아세안의 인터넷 & 휴대전화 보급율은 약 55~60%이며, 이는 매년 큰 폭으로 상승중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핀테크와 블록체인 기술은 더욱 큰 역할을 수행한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보급율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으나, 기존의 금융 서비스는 현재도 매우 뒤쳐져 있는 상황이다. 절반 이상의 국민들은 아직도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시장은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 기반의 대안 금융 솔루션을 시도하기에 최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수요는 실제로 데이터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아세안 내 핀테크 및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이 다른 산업과 비교하여 더욱 증가하는 추세이다.

2011 ~ 2017년 아세안 지역에 대한 VC 투자 건수를 보여주는 차트
source: bain

최근 몇 년 사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폴 등과 같은 아세안 지역 내에서 수 많은 인큐베이터와 엑셀러레이터가 자리를 잡았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스타트업 역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실제로 싱가폴 정부는 BMW, 인텔, 닐슨과 같은 대기업과 협력하여 트라이브(Tribe) 엑셀러레이터를 출범하여 블록체인 스타트업 10개사를 지원하고 있다. 2017년 아세안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VC 투자 사례 역시 2011년과 비교하여 4배 이상 증가하였다. 2018년 역시 그 증가세를 이어 갔다.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예시를 제외하더라도 현재 수 많은 팀들이 아세안 지역의 혜택 하에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아세안은 현재 가장 빠른 기술 혁신을 이루고 있는 지역 가운데 한 곳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아직 아세안의 핀테크, 블록체인과 관련된 소식들이 한국에 잘 전달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아비랩을 통해 위 산업과 관련된 아세안의 생생한 소식들을 전달할 예정이다.

참고자료

  • Ripple, T. (2018, November 15). Blockchain and Digital Asset Use in ASEAN: CEO Brad Garlinghouse in Convo with IMF’s Ross Leckow at Singapore Fintech Festival. Retrieved from https://bit.ly/2FKx75X
  • Fintech poised to lure the bulk of investment in Southeast Asia. (n.d.). Retrieved from https://bit.ly/2YIxO8r
  • Decoding the future of blockchain for ASEAN in 2019. (n.d.). Retrieved from https://bit.ly/2TlpoQ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