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y

말레이시아

Category

성공한 기업의 창업자는 많은 이의 선망의 대상이다. 실리콘밸리 공룡이라 불리는 FAANGs(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의 창업자들은 미국 아이비리그는 물론, 전 세계 많은 청년의 롤모델이다.

창업을 위해서는 흔히 3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사람, 돈 그리고 아이디어다. 스타트업 창업자 네트워킹에 가면 이 3가지 중 어느 게 더 중요한지, 자신의 팀은 어떤 것을 갖췄는지 등 열정적인 토론이 이뤄진다.

나 역시 2016년 <도밍고컴퍼니>를 창업했을 때 많은 창업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내가 이야기를 나눴던 많은 창업자는 3가지 중 ‘아이디어’에 가장 낮은 점수를 줬다. 고통받는 창업자와 소주잔을 기울일 때면 크게 2가지 주제로 푸념을 털어놓는다.

“비즈니스는 말이야. 결국 사람이야…”

혹은

“비즈니스는 말이야. 결국 돈이야…”

라고 말이다.

창업에 필요한 3가지라고 했지만, 사실 3가지 다 갖춰도 어려운 게 비즈니스다. 무수히 많은 파도를 지나야 보물섬에 도착할 수 있다. <도밍고컴퍼니>를 만들며 만났던 몇 차례 파도를 떠올리면 3년이 지난 지금도 급격히 우울해질 자신이 있다.

폴 그레이엄. / 유튜브

성공적인 창업자이자 개발자 그리고 투자자인 폴 그레이엄(Paul Graham)은 2005년 스타트업의 성공을 돕는 회사를 만들었다. 세계 최초이자 최고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이하 YC)다. 이후 YC는 에어비앤비(Airbnb, 숙박 공유 서비스), 드롭박스(Dropbox, 파일 공유 서비스), 트위치(Twitch, 게임 방송 서비스) 등 현재까지 17개 유니콘 스타트업(기업가치 1억 달러가 넘는 비상장 기업)을 만들었다.

특출난 몇몇 천재들의 길이었던 스타트업은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인프라가 퍼지면서 소프트웨어 기술이 있다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게임이 됐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 산업도 빠르게 성장했는데, 특히 YC는 스타트업 성공의 보증수표로 불리는데, YC 출신 창업자 4천여 명이 서로 돕는 네트워크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미미박스 등 YC를 졸업한 한국 스타트업 덕분에 YC가 한국에 알려지기도 했다.

YC Top Companies List. / YC

IT 공룡들이 전 세계에서 고객을 끌어모으고, 클라우드 서비스로 데이터를 모조리 긁어모으며, 잘 성장한 스타트업은 국가는 물론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게 됐다. 이에 따라 각 국가에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스타트업 인프라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물론 아세안도 예외는 아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 정부와 말레이시아 정부에서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터를 알아본다.

한국 정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식 지원사업을 채택했다. TIPS 프로그램(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이스라엘식, 이하 팁스)은 팁스 운영사(민간 액셀러레이터)가 1억 원 내외 엔젤투자한 스타트업에 9억원 추가투자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민간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투자 방식은 운영사의 단계별 엔젤투자에 매칭방식으로 창업팀당 최장 3년간 투자 1억 원, R&D 5억 원 및 추가투자 최대 4억 원을 지원한다.(창업자금 1억 원, 엔젤매칭펀드 2억 원, 해외마케팅 1억 원)

팁스 운영사로는 카카오벤처스,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대기업부터 포스코,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등 학계 그리고 프라이머, 본엔젤스, 더벤처스 등 국내 주요 액셀러레이터가 함께한다.

팁스

팁스는 매년 신규 250개팀 내외를 선발하며, 예산 1621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신규 팁스 팀은 256개 팀이다. 정부의 대표 창업지원사업인만큼 다른 사업 대비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지만, 최근 청년실업 문제가 더 커지면서 2018년, 팁스 후속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팁스를 졸업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포스트팁스(Post-TIPS)다.

포스트팁스 지원 대상은 팁스 최종평가 결과 “성공” 판정받은 기업 중 후속 민간투자 10억 원 이상을 유치한 졸업기업으로 팁스 성공판정 기준은 다음과 같다.

<팁스 프로그램 성공판정 기준>

①사업화에 따른 연간 매출액 10억 원 이상, ②연간수출액 50만 달러 이상, ③상시근로자 20인 이상, ④후속투자 유치(20억 원 이상), ⑤M&A(10억 이상), ⑥코스닥(코넥스 포함) 등 IPO.

6개 기준 중 1개 이상 달성 시 성공 판정

한국 정부는 팁스 외에도 창업사관학교 등 창업자 지원 프로그램은 물론, 액셀러레이터 등록 제도를 통해 비과세 혜택을 주는 등 창업 인프라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1. 셀랑고르 액셀러레이터(Selangor Accelerator Program, SAP)

셀랑고르 액셀러레이터. / 셀랑고르

말레이시아 셀랑고르주 정부에서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터다. SAP는 4개월 프로그램으로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요건제품)가 있는 설립 3년 이하 말레이시아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다. AI, 블록체인, IoT, 스마트시티, 전자상거래 등 떠오르는 기술 분야 스타트업을 우대한다.

MVP를 단단히 만들기 위해 멘토, 강의, 공간 등을 지원하며, SIP(Selangor International Pitch)라는 데모데이 참가 자격을 준다. 2018년 SIP 우승상금은 2만 6천 달러, 우리 돈 약 3천만 원이었다.

2.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Global Accelerator Program (GAP))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 GAP

말레이시아 정부는 2014년, 핀테크 및 스타트업을 육성하고자 액셀러레이터 기관 매직(Malaysian Global Innovation & Creativity Centre, MaGIC, 말레이시아 글로벌 혁신 & 창조 센터)을 설립했다. 말레이시아 재무부 산하 기관인 매직은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10개국 스타트업을 지원한다.(말레이시아 핀테크 스타트업과 규제 샌드박스)

GAP는 매직에서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으로 4개월간 진행된다. 항공비, 숙박, 마케팅 비용과 월급 등을 지원하며, 멘토링, 네트워킹, 데모데이 등 액셀러레이터가 갖춰야 할 프로그램을 갖췄다.

MS, 아마존, IBM 등 IT 기업들과 제휴로 크레딧을 제공한다.

3. 사이버뷰 리빙랩 액셀러레이터(Cyberview Living Lab Accelerator)

사이버뷰 리빙랩. / 사이버뷰

말레이시아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사이버 자야(Cyberjaya)’를 운영하는 사이버뷰는 글로벌 테크 허브로 자리 잡았다. 사이버뷰 리빙랩은 2013년 모바일 앱, 게임, 소셜 등 16개 스타트업을 시작으로 1337개 벤처를 키웠다.

리빙랩은 멘토링, 공간, 네트워킹 등을 지원한다.

마무리

강한 정부와 약한 정부 중 더 ‘좋은’ 선택은 없다. 다만, 각 국가의 환경과 문화에 맞게 더 ‘적절한’ 선택은 있을 수 있겠다.

정부가 직접 관여해 스타트업 산업을 육성하려는 선택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스타트업 환경을 경험하며 내부 환경을 본 결과 정부의 의지가 온전히 창업자에게 전달되는지는 의문이다.

다음 주에는 민간 액셀러레이터 소개와 함께 돌아오겠다.

참고자료

I. 세계은행의 아시아 태평양 경제 업데이트

역풍을 다스려라(Managing Headwinds)

지난 4월 24일 자로 세계은행에서 2018 아태평양 경제 상황에 관한 리포트를 발표했다. 리포트의 제목은 ‘역풍을 다스려라’(Managing Headwinds)로, 2018년 아태평양 국가들이 겪었고 겪고 있는 중국이 경제성장 안정화에 진입함에 따른 외부환경들의 변화를 역풍(Headwinds)에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세계은행의 리포트에 따르면 실제로 2018년 아태 지역국가의 성장률은 폭발적이었던 시기를 지나 느려졌다고 한다. 물론 아태 지역국가에 있어 이러한 주변 환경의 변화는 새로운 것도 아니고 이를 극복할 능력이 없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중국의 예상보다 이른 성장세 둔화와 이에 따른 부정적 외부환경의 변화가 예상되어 지속적인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또한 여기에 더해 미·중 간의 무역분쟁이 2019년에 있어 새로운 위험요소를 등장하며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러한 외부환경의 변화는 아태지역 국가에 커다란 위협일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선제 조치를 통하여 대비하여야 한다는 것이 이번 리포트의 요지이다.

리포트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지역적 경제(region’s economy)를 보다 활성화하여 구조적 개혁에 중점을 맞추고 투자를 늘리고 인적 자본을 육성할 것을 제안한다. 특히 민간 영역의 기회를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위한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II. 말레이시아 리포트

리포트에서는 ASEAN이라는 분류 외에 ASEAN-5라는 개념을 추가적으로 만들어 두었다. ASEAN-5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5개국을 지칭하는 것으로 싱가포르를 제외하고 발전 가능성과 인구, 영토, 자원 등을 가진 주요 국가를 지칭하는 것으로 세계은행 외에도 IMF 등 국제경제와 관련되어 자주 사용되는 단어이다. 리포트에 대한 해석을 위해서는 먼저 ASEAN-5에서 시작하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번 포스트도 그에 맞춰 진행하려 한다.

아세안 주요 5개국 중이 중 말레이시아를 꼽은 이유는 단순히 개인의 취향에 따른 것이다. 개인적으로 싱가포르라는 선진국의 바로 옆에 위치했고 ASEAN 전체로 보아 대륙과 섬을 이어주는 위치에 있는 반도 국가인 말레이시아를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와 유사하다고 생각하여 말레이시아에 맞춰 글을 시작하기로 했다.

– 말레이시아 현황

[표] 말레이시아 현황,
WB 아시아태평양 경제 업데이트 2019

말레이시아의 2018년 인구는 3천 2백만명이고 경제 성장률은 4.7%였다. 성장률 자체는 다른 아세안 5개국과 비교했을 때 뒤에서 2번째로 크게 높다고 할 수는 없으나 특이하게도 보통의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 달리 빈곤율이 0%이고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 간 소득 격차가 매우 작다는 것이 눈에 띈다. 분명 지니계수 41은 다소 높다고 할 수 있는 수치지만, 이들이 개발도상국에 위치한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그렇게 높지 않다고도 할 수 있어 실제로 말레이시아의 분배 상황은 매우 안정적이라 할 수 있겠다. 거기에 지속해서 빈곤율이 낮으며 소득격차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2018 현황 중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3가지이다.

  1. 먼저 모든 경제 상황에 있어 느려지고 있는 지표들, 소비 지수와 투자 지수, 정부 지출, 정부 투자, 수출, 자본 시장 모든 지표가 성장은 했으나 2017년에 비해 느려지고 있다. 이는 실제 경제성장률로도 반영되어 2017년과 비교해 성장률 자체는 1.2%p 하락했다.
  2. 노동시장이다. 현재 노동참여율은 68.5%이나 실업률은 3.3%로 낮은 편이다. 노동 참여 산업은 주로 제조업과 서비스업에 맞춰졌고 제조업의 경우 성장률이 2018년 3.5%로 1.3%p 하락했으나 서비스업의 경우 전년보다 0.5%p 상승한 6.9%였다. 이러한 제조업 성장률 하락에 배경은 1년 사이 서비스업의 임금 상승률을 앞지르고 9.8% 상승한 제조업 임금 때문이다. 경기가 둔화하는 와중에 급격한 임금상승이 가져올 효과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 없다면 경제 둔화는 더욱 심화할 것이다.
  3. 정부 부문의 투자가 줄었다. 진행 중이던 7개의 인프라 건설 사업 중 일부는 완료, 일부는 연기, 취소가 되면서 2018년 3/4분기 정부 부문 투자는 5.5%, 4.9%로 줄었다. 여기에 더해 정부의 지출은 확대되긴 했으나 그 속도가 느려졌다. 최대의 경제성장율을 기록한 지난 해인 2017년에 정부 지출 성장이 2016년 0.9%에서 5.4%으로 크게 확대되었던 것을 생각할 때 현재 3.3%에 그친 정부 지출 성장이 성장률 둔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III. 말레이시아의 위험과 과제

리포트에 따르면 현재 말레이시아는 성장률을 둔화시키는 방향의 압력을 받고 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이어 미·중 무역 분쟁의 발발은 외부적으로 말레이시아의 성장률을 지속해서 하강하게 하고 있다. 이에 더해 내부적으로는, 높은 정부 부채와 석유 관련 사업에 대한 증가하는 의존도가 미래의 거시 경제적 쇼크에 유연하게 대처할 재정적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 또한 사적 영역에서 가구의 높은 부채 비율은 미시적 재정 수준의 안전성 위험의 원천이며 가구 소비를 제한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말레이시아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 생산성을 증가시켜야 하며 이는 인적 자원 개발에 달려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의 인적 자원 개발 지수는 0.62로 열정적인 경쟁국들에 비하면 낮은 편이다. 말레이시아는 유아 생존율과 학업 지속 연수에 있어서는 긍정적이지만 경제적으로 비슷한 그룹의 국가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영양섭취율과 교육의 질에 있어서 낮은 편이다. 그러므로 현재 말레이시아의 첫 번째 과제는 교육의 성과를 향상시키고 영양 부족 상태의 아이들을 줄이며 가구 내에서 지속적으로 인적 개발을 할 수 있는 사회 보호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다.

AseanBizLab Insight

말레이시아를 분석한 자료를 읽으며 가장 처음 떠올린 생각은 생각보다 수치가 준수하다는 것이었다. 말레이시아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모든 부문이 생각보다 준수했다.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감은 어느 국가나 가지고 있는 것이므로 사실 당분간의 어느 정도의 성장률 둔화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그런 해석이 가능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런 준수한 수치 이면에는 분명 커다란 문제가 존재했다. 경제 규모와 성장률에 비해 경직성이 과하다는 것이다. 국가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가구 수준에서도 부채 비율을 현재로는 크게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경제가 본격적으로 둔화하기 시작한다면 커다란 족쇄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이 충분히 경험했듯이 부채라는 것은 경제 성장이 활발한 순간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조금이라도 주춤하는 순간 물에 젖은 솜처럼 불어난다. 거기에 다양한 산업을 육성하여야 하는 국가치고는 아직 질 높은 교육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높인다. 세계은행의 지적과 같이 교육에 지속해서 투자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번 글에서 경제적 분야에만 집중하여 다루진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슬람 국가이면서도 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말레이시아를 좋게 생각한다. 기본적인 국제적 외교의 감각이 있다고 생각하며 조금만 환경이 갖추어진다면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계도 분명 있다. 세계은행의 지적도 훌륭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세안 국가의 기본적인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인구수에 있어 말레이시아는 타 아세안 국가와 비교해 낮은 편이다. 아세안 주요 5개국 중 1억이 넘는 인구수가 3개국이고 1억 미만인 태국과 말레이시아 중 태국은 7천만에 가까운 것에 비해 말레이시아는 3천 2백만으로 얼른 보아서는 내수 시장이 작아 보인다. 다만 아세안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살릴 수 있다면 작은 내수 시장을 뛰어 넘어 보다 큰 성장을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참고 자료

메신저 속에 살던 카카오 캐릭터 라이언은 이제 지갑 속에서 카드로 흔히 만나볼 수 있다. 이체 수수료 없는 앱으로 더치페이 문화를 정착시킨 토스(Toss)는 유니콘 기업을 넘어 금융 산업의 기득권을 위협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포털 회사는 물론 갤럭시를 앞세운 삼성페이, 서울시가 운영하는 제로페이까지 금융과 IT의 융합은 누구나 한 번쯤 마음에 품어 본 달달한 꿀단지다.

많은 기회가 있는 아세안도 예외는 아니다. 이 글에서는 은행 계좌 보유율 85.3%를 자랑하는 말레이시아(베트남 30.8%, 인도네시아 48.9%, 태국 81.6%)의 핀테크 산업과 우리나라 상황에 대해 알아본다.

스타트업에 적절한 환경, 핀테크 산업 키우는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핀테크 보고서 2018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높은 은행 계좌 보유율은 물론, 인터넷 보급률, 스마트폰 보급률, 도시 인구 등 핀테크 서비스가 올라갈 수 있는 충분한 인프라를 갖췄다. 특히,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환경 또한 테스트 베드로 사용하기 적절하다.

이에 말레이시아 정부는 핀테크 및 스타트업을 육성하고자 액셀러레이터 기관 매직(MaGIC Malaysian Global Innovation & Creativity Centre, 말레이시아 글로벌 혁신 & 창조 센터)을 2014년에 설립했다. 말레이시아 재무부 산하 기관으로 설립된 스타트업 육성기관 매직은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10개국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이미 많은 거래가 인터넷 뱅킹이 아닌 모바일 뱅킹에서 이뤄지고 있다. 총금액 자체는 온라인 뱅킹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거래 수는 오히려 모바일 뱅킹이 온라인 뱅킹 거래를 앞선다.

조나단 리(Johnathan Lee) 매직 부사장은 “말레이시아 핀테크 산업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연간 핀테크 거래 규모 증가율이 21.4%에 달할 것”이라 예상했다.

스타트업에게 적절한 환경, 비즈니스 테스트에 충분한 기술 인프라, 핀테크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국민 그리고 지원 기관까지 말레이시아는 핀테크 스타트업이 활동하기 적절한 아세안 국가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여기에 발 빠른 선택도 마쳤다. 핀테크 규제 샌드박스다.

말레이시아 핀테크 규제 샌드박스

규제 샌드박스는 정부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규제를 일정 기간 또는 일정 지역 내에서 면제해주는 제도다. 2016년 6월 영국이 도입을 결정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이후 홍콩, 일본,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그리고 말레이시아 등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했다.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및 주요 금융 서비스 규제 기관 BNM(Bank Negara Malaysia)은 핀테크 혁신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6월 FTEG(Financial Technology Enabler Group)를 설립했다. FTEG는 해당 국가의 금융 서비스에 신기술 채택과 관련된 규제 정책을 수립하고 강화하는 일을 담당한다.

FTEG 승인을 받은 규제 샌드박스 파트너사. / FTEG

말레이시아 핀테크 규제 샌드박스에 참여한 스타트업은 금융 어드바이저 고베어(gobear), 겟커버(getcover), 송금 및 환전 서비스 머니매치(MoneyMatch), 월드리밋(WorldRemit), 보험 애그리게이터 플랫폼 링깃플러스(RinggitPlus), 전자신원인증 CIMB 은행, 챗봇 OCBC 은행 등이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 지넥수(jirnexu)는 2017년 규제 샌드박스에 합류한 뒤 자사가 운영하는 금융 비교 사이트 링깃플러스(RinggitPlus)에서 보험 판매를 할 수 있었다. 규제 샌드박스가 창업자들의 창의력을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왔다.

대한민국 금융 규제 샌드박스

우리나라는 규제 샌드박스를 올해 1월 17일 도입, 실행하고 있다.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는 크게 3가지 제도로 구성된다. ▲임시허가 ▲실증특례 ▲신속확인이다.

규제와 법령이 없거나 기존 규제와 법령의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 임시허가를 내준다. 규제와 법령이 모호·불합리하거나 금지·불허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실증특례가 허용된다. 신속확인은 허가 필요 여부 및 허가 기준 요건 등을 확인하고 30일 동안 관계부처의 회신이 없으면 시장출시를 허용하는 제도다.

금융 규제 샌드박스. /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지난 5월 8일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규제 혁신의 성과와 과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5월 8일 기준 임시허가 6건, 실증특례 32건, 기타 적극행정 8건 등 총 46건이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거쳤다. 한국은 이제 시작이다.

영국과 말레이시아 등이 선택한 규제 샌드박스를 똑같이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따라 하지 않는 것이 더 올바른 선택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스타트업이 본질에 집중할 수 있도록 보다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방향을 함께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참고 자료

중국 정부가 말레이시아 말라카 해협 내 블록체인 도시 건설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도와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의 건설 및 엔지니어링 기업 차이나 우이(China Wuyi)와 투자 네트워크 SWT International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1억 2천만 달러 규모의 초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도시 전체의 인프라가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할 것이고, DMI라는 암호화폐를 통해 정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말라카 해협 관광객이 법정화폐를 DMI로 환전할 수 있도록 거래소도 지원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말레이시아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블록체인과 같은 최신 기술을 기존 산업에 접목하고 있다. 정부의 승인을 얻었으며 지역을 발전시킬 계획들을 고안해 냈다. – 임컹카이(Lim Keng Kai) 프로젝트 책임자

한편, 중국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지난 7년간 천연자원이 풍부한 파푸아 뉴기니에 6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AseanBizLab Insight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첫 사례가 아니다. 한국 역시 제주도와 부산에서 블록체인 특구를 조성하여 금융 신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노르웨이의 리버스타드(Liberstad) 도시와 스위스의 크립토밸리 역시 이와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도시 및 무정부 자본주의 도시를 표방하는 리버스타드는 암호화폐를 도시 내 공식 교환 수단으로 수용한 바 있다.

서울, 두바이 등 여러 대도시 역시 블록체인 특구,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시티 등 블록체인 관련 도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들은 기술적, 사회적, 정책적으로 수많은 난관들이 존재한다. 블록체인에 대한 각 정부 혹은 도시의 기대감이 큰 가운데 과연 블록체인이 그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매우 걱정됨과 동시에 기대된다.